지난 월요일엔 종일 회의하고 저녁까지 일정이 있었고 화요일과 수요일엔 오후에 4시간씩 면담을 했다. 목요일은 분석 작업하며 하루 보냈고 금요일엔 종일 필드에 있다가 꽤 늦은 저녁 귀가. 토요일은 출근했고 일요일은 집에서 아이 돌보다 밤부터 새벽까지 일했다. 월 화 수 모두 오후에 출장이었는데 발표와 포럼 진행, 강의였다. 장소로 따지면 수원, 안산, 성남. 종횡무진의 나날들이네. 그 사이사이에 밥 해먹고 국 끓이고 샐러드 만들고 장을 봐서 아이를 먹이고 아이 발표회에 가고 아이 겨울 내의와 방한복을 샀다. 후어 장하다 나란 존재.
드라마 마더에서 엄마와 엄마의 동거남으로부터 방치와 학대를 당하던 윤복이는 손톱을 제 때 자르지않아 더럽다고 놀림을 당한다. 담임교사인 주인공은 혼자서도 손톱을 잘 잘라야한다고 윤복에게 가르쳐준다. 나는 열살 즈음부터 스스로 손톱을 자르기 시작했던 거 같다. 그 때 내가 외롭다 느꼈었나. 기억이 흐리지만 그랬던 것도.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줄곧 아이의 작은 손톱을 잘라줬다. 아이가 기관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손톱 자르기는 주말 리츄얼이 되었다. 아이도 나도 손톱 발톱을 자르는 그 시간을 좋아한다. 세수도 하지 않은 편한 차림으로 둘이 붙어 앉아 실갱이를 하며 톡톡 손톱을 자른다. 가만히 있어봐, 잘못하면 다친다, 엄마 잠시만, 아아 아파... 이런 대사들을 주고받으며. 주말인데 일하러 나와있으니 자..
아버지가 다쳤다는 이야기를 들은 일요일 오후부터 지금까지, 나는 가슴 저 밑까지 따뜻해지는 위로도 받았고, 사막에 혼자 버려진 것 마냥 외로움에 떠는 순간도 겪었다. 걱정과 불안, 혼란 속에 갇혀있는 나를 전혀 알아봐주지 않던 그를 오히려 내가 위로하기도 했고, 내 불행을 자양분 삼고 싶어하는 그 호기심 어린 눈동자와 눈을 맞추기도 했다. 오늘 그녀는 노인들이 이렇게 다쳐서 앓다가 그냥 가기도 한다,는 회괴망측한 문장을 내뱉았고, 나는 어쩐지 화보다는 포기의 마음이 더 빨리 오는 걸 느꼈다. 위로받을 자격이라는 게 있을까. 위로는 잠자코 기다리면 오는 걸까. 공감이 뭔지 위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사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라는 걸, 서러워 울던 많은 밤을 지나고 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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