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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엔 인천에서 컨설팅 회의, 오후엔 서울 안암동 학회에 갔다가 저녁 시간이 좀 지나서야 수원에 도착했다. 배 고프고 지치는데 뭘 먹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아서, 식당들이 많은 쇼핑몰로 갔다. 늘어선 식당들 중 칼국수가 눈에 띄어 거기로 들어갔다. 종일 비가 많이 오던 날이라 뜨거운 국물이 먹고 싶었던 것 같다. 다행히 국물이 시원하고 맛있는 칼국수였다. 천천히 국수를 후후 불며 만족스럽게 한 그릇을 먹었다. 적절한 포만감을 느끼며 아이쇼핑을 하고 운전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비가 그쳐도 습기는 가득한 여름밤의 풍경이 이렇게 근사한 거구나 생각했던 게 기억난다. 지난 목요일의 장면들. 이제야 그 시간들을 돌이켜본다.

요즈음 지칠 정도로 바쁜 건 아니지만 해야 할 일들이 나를 채우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일들에 짓눌리지만은 않고 싶어서, 한 템포 쉬어야 할 텐데 일이 들이닥쳐 두렵다는 느낌을, 지금 닥친 일들에 집중해 보자는 마음으로 바꾸는 과정을 경험해 보았다. 해보니 해볼 만하다. 더 찬찬히 순간들을 살아내기.

지난 금요일엔 학회를 한 번 더 다녀왔고, 이번 주 월화수 모두 출근을 했고 화요일엔 저녁 회의(반모임)가 있었고 수요일도 저녁 일정(논문 심사)이 있었다. 어제도 저녁 회의를 했고, 그래도 요가 수련을 하고 잤다. 와중에 여러 일들을 처리하고 탁구 레슨도 받고 저녁마다 아이 밥해서 먹였네. 운전 거리도 꽤 되는 일주일, 정말 애썼다.

이 리듬대로 살아도 괜찮구나, 느낀다. 더 자주 짧게라도 쉬고, 더 자주 기록도 하며, 한여름 잘 지나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