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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가르친다는것

종강

새빨간꿈 2023. 12. 15. 03:20

아직도 해야할 일들이 주루룩 남아있지만 어제 종강을 했다.

한 학기동안 학생들이 얼마나 변화했는지, 뭘 배우고 어떤 연습을 했는지 이야기해주고 고마운 마음, 대견한 마음을 전했다. 학생들의 수업 소감도 들었다. 이번 학기도 배우고 가르치며 괴로웠던 순간들이 있었지만 마무리하는 순간은 좋았다. 학교에 와서 다섯 번째 학기, 전체로 치면 서른번째 학기 정도 될까. 그동안의 가르치는 몸이 하나의 매듭을 짓는 일에도 익숙해져있다는 걸 느낀다. 그런 나의 몸에게도 수고했다, 고맙다 이야기하고 싶어서 이 밤에 깨서 이렇게 글을 남긴다.

학생들은 내가 의도한 대로 변하지 않는다. 내가 준 틀과 경계를 넘나들며 배운다. 나의 프레임이 기준이 되지만 그걸 언제나 초과하고 흔드는 것은 학생들이다. 나는 결과를 알 수 없는 일에 다만 최선을 다 한다. 다른 일들이 그런 것처럼 늘 불완전하기만 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다다른다. 그런데 내 의도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어떨 땐 의외의 감동을 한다. 이번 학기도 그렇다.

빛나고 소중한 순간들을 선물 해준 학생들에게 새삼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