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처음엔 낯설기만 했는데 여행의 마지막 즈음엔 이들 속에서 편안해졌다. 바라보고 눈 맞추어도 좋고 다른 곳을 바라봐도 좋고 서로 웃어줘도 좋고 그렇지 않아도 좋은. 올망졸망 앉은키를 맞추어 모여있는 이 사진이 편안한 것은 모두 같은 곳을 쳐다보지도 모두 같은 표정을 지어서도 아닐 것이다. 이즈음의 나는 혹은 우리는 혼자 있어도, 사람들이 꼭 나를 인정해주거나 사랑해주지 않아도 괜찮다, 하는 마음의 힘이 생겼기 때문일 거다.

최근에 들은 어떤 문장: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자주 봐도 좋고 그렇지 않아도 좋은 겁니다. 내가 그를 사랑한다면 이 세상 어딘가에 그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좋습니까. 그냥 그를 떠올리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마음, 그게 소유하지 않고 좋아하는 마음입니다."

예전 같았음, 그런 사랑은 도인들만 하는 거지! 하고 콧방귀를 꼈을 텐데, 지금은 이런 문장을 저기 보태고 싶다. "이 세상뿐만 아니라 저 세상까지 지금-현재뿐만 아니라 과거와 먼 미래까지 확장시켜본다면, 내가 그를 사랑했던 그 순간들, 그리고 지금 이 사랑의 마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그가 그 어디쯤엔 분명히 '존재할 거라는 믿음'만으로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