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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0, 토론토 일기

주말, 일상, 그리고.

새빨간꿈 2009. 12. 21. 09:53



토론토 생활 삼십일일째 _ 2009년 12월 19일 토요일


_ 늦잠 자고 일어나 느즈막히 밥 해먹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구멍난 양말도 꼬매고,
해질녘에 집을 나서서 드디어 '방한-방수-미끄럼방지 부츠'를 하나씩 장만했다.
장장 세시간여의 쇼핑 끝에 겨우 고르고 샀다. 가격이 만만치 않은데, 그나마 세일을 한 것.
지지난 주인가, 갑자기 추워지고 눈이 꽤 왔는데, 가지고 온 신발들로는 감당이 안되더라.
부츠 딱 사고 나니, 간사하게도, 추위야 어서와라, 눈아 어서와라~ 하면서 벼르고 있다.ㅋ

_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맥주가 마시고 싶어서, 주류 판매 가게를 찾아가서 하이네켄을 사왔다.
캐나다에선 술과 담배를 아무 데서나 살 수 없고, 허가받은 가게에서만 살 수 있는데,
주류 판매 가게는 지하철 역 가까이에 하나 정도씩 밖에는 없고, 그나마도 일찍 문을 닫는다.
주말에는 보통 오후 5~6시에 마감하고, 조금 늦게까지 여는 곳은 9~10시 정도?
이래서인지 금요일 저녁 주류 판매 가게에는 주말에 마실 술을 사서 귀가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곤 한다. 이런 주류 판매 정책이 실제 술 소비량을 얼마나 줄이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내 경우엔 맥주 마시는 일이 훨씬 줄어든 것 같기는 하다.
술집에서 마시면 비싸고(생맥주 한 잔에 7불 정도?), 주류 판매 가게는 드물다보니
맥주 생각이 나도 실제 마시게 될 확률은 자연히 낮아지게 되는 것.

_ 그저껜가 트위터 가입을 했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다고들 하고, 완전 오픈된 네트워크와
풍부한 자료 같은 것들이 매력적으로 여겨져서 가입 했는데, 막상 쭈볏거리는 마음이 앞선다.
이 동네(?)에선 인기 트위터러로 알려진 박원순, 노회찬, 오연호 같은 사람들을 팔로윙 하면
재밌다고들 하는데, 난 여기서도 페미니스트들을 찾고 있다. 근데 아직은 못찾았다.
30~40대 중산층 지식인 남성들 유저가 가장 많다고들 하는데 과연 그런가 싶기도 하고.
지금 다니는 센터(CWSE)와 토론토 여성 서점(Tronto Women Bookstore)을 팔로윙했더니
이런 저런 여성 소식들도 오고, 이런 저런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트위터 가입을 하고 나니, 새삼스럽게, 지금 쓰고 있는 블로그에 대한 고민들도 일어난다.
싸이월드에서 네이버로, 네이버에서 티스토리로 옮겨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조금 더 오픈된
공간으로 가고싶어서였는데, 그러면서도 좀더 내밀하고 속닥속닥 소통하고 싶은 욕망도
여전히 남아있다.
트위터를 들여다보니, 인기 트위터러들은 오프라인의 활동가들이나 연예인, 유명인들인 경우도
많지만, 한국 사회의 대부분의 문제들에 한 두 마디는 거들어야 속이 시원한 소위 평론가들도
많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 대부분이 남자들이라는 것. 확실한 건 이들이 내 블로깅의 롤모델은
아니라는 것. 암튼, 트위터와 블로그를 포함, 온라인 상에서의 나와 내 글쓰기에 대한 고민은
조금 더 진행될 예정.




오늘은
아침기도만.
(주말엔 영어와 운동도 당연히 빼먹는다.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