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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 여자 교수의 죽음

새빨간꿈 2010. 3. 8. 09:30

여기 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늘 하는 질문이 있다.
"박사 학위 마치면 뭐해요? 교수 되는 건가요?"
그럴 때 마다, 한국에서 교수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게다가 여자인 나에겐 그게 얼마나 더 어려운 일인지를 납득시키는 데에는 몇개의 문장만 있으면 된다.
지금 내가 염두에 두고 있는 모종의 선택지는 '다른 길은 얼마든지 있다'는 명제 위에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박사 논문을 쓰고 나면, '공정한' 경쟁의 룰이 적용되지 않는 장에서 개인이 겪을 수 있는 고통과 상처는 아마 나 자신도 겪에 될 것만 같다.

오늘 우연히 알게 된, 한경선 씨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여러가지로 복잡한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나의 미래이기도 하고, 내가 팔 걷어붙이고 외쳐야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같은 여자로서 미안하고 화가 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전태일 열사나 노수석 열사의 죽음처럼, 아마도 오랫동안 그녀의 죽음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  

한국에선 학계와 대학에 관한 비판적인 논의가 없다고 혀를 끌끌 찼던 내가 부끄럽다.
돌아가면 읽을 책들, 즐겨찾기에 넣어둘 사이트들.


<책>
『지식사회 대학을 말한다』(김동애 외 40인 지음, 선인, 2010, 2. 27)와
『비정규교수 벼랑끝 32』(김동애외 30인 지음, 이후, 2009. 4. 24)

<웹사이트>
대학교육정상화 투본 홈페이지 : stip.or.kr
싸이월드클럽 비정규직교수의 교원지위 회복을 요구하는 사람들(대학생): club.cyworld.com/parttimelecturer
한국비정규교수 노동조합 http://www.kipu.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