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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생활 백이십구일째 _ 2010년 3월 27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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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은 듯, 요며칠 토론토 날씨는 영하에 머물러 있다.
박스에 집어넣어 버릴까, 했던 전기 히터와 전기 담요를 다시 사용하고 있고,
가방 속에 넣어만 다니던 목도리를 다시 두르고 다닌다, 후아 길다, 겨울.

원래는 팔개월을 계획했다, 토론토 일곱달, 벤쿠버 한달.
그런데 비자를 예정보다 한 달쯤 늦게 받아 출발이 늦어졌고, 지금은 슬슬,
출국일을 앞당겨 볼까, 계획 중이다. 그래서 앞뒤로 짤리면 육개월, 딱.
돌아가는 길, 어디를 들렀다 가면 좋을까 궁리 하면서 항공권 사이트를 뒤진다.
'여기 까지 왔는데' 하는 욕심이 마음을 자꾸 충동질한다,
여기도 가보자, 저기도 가보자, 하면서.

아침 나절 읽었던 김창완 인터뷰 기사에서, 그는, 아직도 매일,
세상이 신기하단다. 그 구절을 읽는데, 딱 내 모습이 거기 비춰보인다.
사실, 여기도 여행지인데, 또 다른 여행지를 탐색하는 내 모습.

저녁 약속이 없는 초저녁 귀가길들,
차갑고 쨍한, 맑고 추운 아침들,
여러 언어가 동시에 들리는 더럽고 좁은 지하철,
차이나 타운의 음식들과 무덤덤한 표정의 중국상인들,
점심을 대신하던 커피와 베이글의 맛...

처음엔 낯설고 새로와서 마냥 재밌었던 것들,
점점 익숙해져서 이제 아무렇지도 않은 것들,
그리고 아마, 돌아가서 떠올리면 그리워질 것들.
돌아가는 길을 계획하고 있는 요즘,
거꾸로, 여기서 만난 것들을 꼽아보는 건 어떨까, 싶다.


오늘은 아침기도, 영어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