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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생활 백육십사일째 _ 2010년 5월 1일 토요일

한 며칠 춥고 쌀쌀하더니, 요즘은 연일 날씨가 좋다.
날씨 좋은 날엔, 티브이에서 기상 캐스터와 앵커들이
'absolutely beautiful weather' 를 연발하며 함박 웃음을 짓는다.

여기서 잘 적응이 안되는 영미권 표현의 특징 중 하나는 저런 오바스러운 표현들이다.
영어로 이야기하는 걸 가만히 관찰해보면, 특별히 친하거나 감정이 고양되지 않은 대화에서도
absolutely! (완전히!), exactly! (정확하게!), definitely! (분명히!) 같은 부사를 남발한다.
언젠가, OISE의 한 교수를 우연히 만나 서로 자기 소개를 했는데, 
내 이야기 한마디 마다 terrific! (굉장해!) 을 연발해서 혼자 막 웃었던 적이 있다. 예컨대,

나: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이고요, 남한에서 왔습니다.
교수: Terrific! (굉장해!)
나: 저는 이 센터의 방문 학자구요
교수: Oh, terrific!! (오, 굉장해!!)
나: 오늘 세미나 참가하러 왔습니다.
교수: Yeh, terrific!!! (그래, 굉장해!!!)

이런식... 말끝마다 terrific! 을 해주니깐 기분은 좋았다만...
재밌는 건 다음 번에 마주쳤을 땐 알아보지도 못하더라는 거...ㅋ

암튼, 요즘 날씨 absolutely beautiful한 건 사실인 듯.
낮엔 볕에 앉아 커피 마시고 낮잠 자며 빈둥빈둥 놀고
저녁엔 맥주 마시며 드라마 보면서 지내고싶다.
시간아 흘러라 나는 퍼진다... 하면서. 흐흐.




(사진은 사실 오늘 아니구... 4월 마지막 주, 토론토 대학의 이곳저곳...ㅎ)




오늘은 아침기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