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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생활 백칠십일일째 _ 2010년 5월 8일 토요일

지난 겨울부터 한 번 놀러오라던 Ken 네 집에 다녀왔다. 초대 메일에는 바베큐 파티가 예정돼있다 했는데 겨울같이 차가운 날씨에 비+돌풍 탓에 Ken 아내인 Huyn이 만든 특제 베트남 쌀국수로도 메뉴 변경. 베트남 출신답게 Huyn의 쌀국수는 내가 먹어본 것 중 최고였음. 투썸즈업!!!



나와 양 말고도 두 커플이 더 초대됐는데, 모두 여덟 명이었던 오늘 저녁 식사의 참가자들의 출신을 적어보자면: 캐나다+베트남, 한국+한국, 캐나다+중국, 남아메리카+?(흑인). 백인이 둘 밖에 안되는 조합이라 그런지, 왠지 마음이 편안하더라. 아시아 출신 여자들끼리 매운 고추 나눠먹으며 수다 떨기도 하고, 남아메리카 출신의 여자와는 아프리칸, 아메리칸 흑인의 역사와 언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렇지만 역시, 캐나다 사회에 맥락을 둔 이야기들은 어리둥절, 이해가 잘 안되더군. 예컨대 세금이랄지, 아파트 구입이랄지, 캐나다 티비 프로그램이랄지... 근데 이런 얘기들은, 한국말로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어리둥절 이해가 안될만한 주제들일 거고... 모두 이성애 커플이었기 때문에 나오는 화제들, '남자들이 집안일 너무 안해!'와 같은 이야기들은, 만약 게이나 레즈비언 커플이 있었다면 어리둥절, 이해가 잘 안되는 이야기였을 것 같다.

Ken 네 집 방문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무래도, Ken의 쌍둥이 딸래미들! 진짜 이쁘다, 천사같은 것들. 처음엔 막 낯설어 하더니, 좀 놀다보니깐 나한테 다가와서 '왓 이즈 유어 네임?' 하고 묻는다. 내 이름 얘기해줬더니 '두 유 노우 마이 네임?' 하고 또 묻는다. 아이들은 이런 식으로 친구를 만드는구나. 진짜 요렇게만 생길 수 있단 확신이 있다면 세 쌍둥이라도 낳아볼텐데! 흐흐. (물론 이 천사같은 아이들도 미운 세살, 미운 일곱살, 악랄한 사춘기...등등을 거치며 애먹이고 속썩이고 이러겠지만서도...ㅋ)





오늘은 아침기도와 영어회화(5시간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