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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의 이쁜 딸래미가 태어난지 어느새 일 년. 그 녀석 돌잔치 덕분에 오늘, 식구들이 모였다. 잔치 자리에서 든든하게 저녁 먹고, 집에 와서 간단히 한 잔, 그리고 찐하게 또 한 잔 하고 집에 들어오니 두시 반이 넘었네. 아, 나 디게디게 피곤한데, 하는 생각 너머로 살뜰한 식구들에 대한 애정이, 술 한잔 한잔 기울이는 그 순간을 빛나게 만든다. 내가 태어날 때의 시점으로부터 가까운 미래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 서로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실컷 풀어낸 이 밤의 이 기분. 세수 하고 이 닦고, 내 로션을 이모랑 나눠서 바르는데, 이모가 이렇게 말한다. "난 이런 향기는 좀 외로워서 싫어." 아니, 향기가 외롭다니! 내 머리를 쾅 흔들어대는 이 표현!@.@ 날은 점점 봄으로 가고있고, 이모는 좀더 달콤한 향기의 로션이 좋단다. 나는 이모의 '초-공감각(sur-synaesthesia)' 표현에 전율하고, 그 사이, 내 속의 외로움 따위는 조금씩 휘발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