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11, 논문 일기

0227, 日

새빨간꿈 2011. 2. 27. 11:33


1. 봄비 오시는 일요일 오전. 창 너머로 가느다랗게 빗소리가 들린다. 늦잠과 간단한 아침식사, 그리고 하림의 노래.

2. 무릎팍 도사 공지영 편을 봤다. 이십대 초반쯤 와, 하고 좋아했던 그녀가 시들하게 느껴진 게 무엇 때문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최근엔 트위터 팔로우하면서 어떤 말들에 공감을 했던 것 같기도 한데. 어이없게, 그녀가 사형수들을 만난 스토리에 울컥, 했다. 죽을 날을 앞둔 그들이 사소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에 변하더라는 이야기 듣다 갑자기 눈물이. 가치롭다 여겨지는 일을 하지 않아도, 거창하거나 유명하거나 빛나는 삶을 살지 않아도, 심지어 죽음을 눈앞에 두고도, 그냥 포기하거나 내버려둘 삶은 없구나.

3. 예전에도 잘 우는 편이었지만, 요즘은 좀 눈물샘이 고장난 듯. 아무데서나 자꾸 울컥해서 가끔은 부끄러울 때도 있다. 그래도, 마음에 뭔가가 와 닿아서 그 '닿음(touch)'에 대한 반응이 눈물로 나온다는 것, 뭐, 좀 괜찮은 것 같다. :-)

4. 어제, 혼배성사에 갔다가 들은 고린도전서 13장 4절에서 7절. 이 흔하디 흔한 구절이 새삼 마음에 와 닿았다.(눈물은 안흘렸다ㅋ)

Love is patient, love is kind. It does not envy, it dose not boast, it is not proud.
It is not rude, it is not self-seeking, it is not easily angered, it keeps no record of wrongs.
Love does not delight in evil but rejoice with the truth.
It always protects, always trusts, always hopes, always preserves.

+ 2월 28일 아침에 덧붙임, 문득, 박노해의 '사랑'


5. 이 비 오시고 나면 봄이 올까, 아니면 꽃샘 추위? 어느 쪽이라도 좋다. 날은 가고 계절은 오고 나는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