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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논문 일기

0317, 木

새빨간꿈 2011. 3. 17. 21:29


1. 종일 편두통. 진통제를 먹지 않고 하루가 갔네. 견뎠던 건 아니고, 약 먹는 걸 까먹었다. 어떤 고통은 처치할 겨를도 없이 지내다 어느새 흘러가버리곤 한다.

2. 가끔, 상대방에게 대단한 걸 바라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그 나이 때의 나는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건 기본이고, 내 경험과 생각이 거의 맞다고 생각했으며,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은 예외없이 다 꼰대로 여겼는데(쓰고보니 진짜 ㅋ.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를 봐오고도 절교하지 않은 내 친구들, 그리고 선배들에게 갑자기 고맙), 그랬던 내가 지금의 이십대들에게 내가 바라는 건, 남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 그리고 인생에 대한 성찰의 태도라니. 오마이갓.

3. 넘어지면 일어나면 된다. 스스로를 지켜보는 힘이 있는 사람들은, 넘어진 줄을 알고, 다시 일어날 것도 믿는다. 나는 넘어진 줄은 알겠는데, 넘어져 있는 내가 마음에 안들어서 화내고, 넘어져 있는 게 속상하고, 언제까지 넘어질 꺼냐고 닥달한다. 아직 멀었다, 한참.

4. 아방궁 계단 옆 산수유 나무를 지나치는데, 노랗고 작은 꽃 몽아리가 가득이다. 내게 늘, 첫 봄소식을 알려주는. 내주쯤 꽃이 필 것 같다. 꽃이 피면, '그' 산수유 나무를 아는 나의 오래된 친구들에게 봄소식을 전할테다.ㅎ 

5. <로열 패밀리> 보러 이만 퇴근. 다들, 좋은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