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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논문 일기

0416, 土

새빨간꿈 2011. 4. 16. 18:07

출처: stereomood.com


1. 오늘은 기념비적인 날이다. 앞으로 한 달 안에 초고를 완성해야한다니. 실은 이 사실을 화들짝 깨달은 어제부터 심한 짜증과 두려움과 초조함, 논문 거부증이 동반되고 있다. 수요일 오후~목요일 종일, 갑자기 몸에 열이 팔팔 나서 좀 쉬었다. 그러고 나니 초조함이 더 커졌달까. 좀 징징댔더니, 눈물나게도, 응원과 격려가 답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심리적인 위축감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논문 쓰고 나서 흰머리가 백개 넘게 나고, 기력이 쇠하는구나.

2. 날씨 작렬 좋은 토요일. 오전에 인터뷰를 하고, 오후에 어디 잠시 갔다가, 학교 들어오는데, 심한 짜증으로 지하철에서 울 뻔 했다. 다행히 피로감 덕분에 자리를 찾아 앉자마자 꾸벅꾸벅 졸았고, 깨고 나니 좀 개운해졌다. 게다가 학교 후문 근처부터 순환도로에 핀 봄꽃들, 살랑이는 기분좋은 바람이 마음을 위로해준다. 이렇게 날씨 좋은 토요일이 논문 초고 제출 딱 한달 전이라 이렇게 예쁜 학교에도 오는 거 아니겠냐고. 흐흐.

3. 이름 모를 시장에서 떡을 두 팩 샀다. '오늘 만든 떡'이라고 써붙여놓은 걸 봤지만, 전혀 안믿었는데, 쑥냄새가 훅 풍기는 말랑한 쑥찰떡과 고소달콤한 콩고물을 맛보니, 요거요거 진짜 오늘 만든거로구나. 쑥도, 찰떡도, 콩고물도 좋아하는 나에게 '오늘 만든, 콩고물 묻힌 쑥찰떡'은 곧바로 나의 soul food로 등극.

4. 지금 겁먹은 거보다, 훨씬 더, 쉽지 않겠지만, 매일, 그냥, 뚜벅뚜벅, 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