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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이즈음, 날씨 참 좋던 주말, 그와 둘이서 경주에 갔다. 하룻밤을 같이 자고 다음 날 아침, 둘이 봄산책을 하는데, 끈만 달린 슬리브리스를 입은 나를, 어머, 하면서도 이쁜 눈으로 쳐다봐주는 그가 있어 좋았다. 이상한 구도이긴 하지만, 카메라 줘봐, 내가 찍어줄께, 하며 나를 사진기에 담아줘서 또 좋았다. 바람이 우우 부는, 양쪽에 나무들이 나래비를 선 길을 멋지게 걸을 줄 아는 그. 언제라도 산책과 담소를 하자면 좋다, 하고 따라나서는 그. 언제나 소녀같은 웃음, 이쁘고 반짝이는 눈을 가진 그. 오늘따라 그립다. 아마 오월 경주를 다시 보러가는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이 기억이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