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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논문 일기

0831, 月

새빨간꿈 2011. 8. 31. 23:54



1. 꺅! 팔월의 마지막날. 게다가 방학도 끝났다. 수업도 없는 내게 방학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마는, 마음 속으로 자꾸 외치게 된다: 대체 내 방학 어디갔어? 

2. 논문 관련하여 작은 노트 하나에 이런 저런 아이디어들을 메모했고, 한글 파일 몇개에다가 긁적여둔 것들이 좀 있다. 요며칠 그것들 꺼내서 다시 읽어보고 있는데, 앗, 감동이군. 제법인데. ㅋㅋㅋ 절대 버리지 말고 지우지 말고 잘 보관해뒀다가 논문 끝나면 이 아이디어들 굴려서 글로 만들어들 봐야겠어. 오호오홍홍.

3. 수영장 갔다가 저녁 먹고 막 문을 닫으려는 까페에 뛰어 들어가 밀크티 한잔을 사서 타박타박 걸어 연구실로 돌아오는 길, 서쪽 하늘의 오렌지 빛이 너무 예쁘다. 이 순간, 시간에 쫓기지 않고 오직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여유와 건강함이 좋다. 살면서, 앞으로 몇 번이나 이렇게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을까. 아직 마르지 않은 머리카락은 바람에 조금씩 날리고, 유산소 운동에 집중했던 몸은 적당히 노곤하고, 내 손엔 따뜻하고 맛난 밀크티. 그리고 연구실엔 내가 써야할 논문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니. 아, 아름다운 저녁이군.(응?)
 
4. 요즘 맨날맨날 듣는 곡: 슈만 피아노 사중주 47번 3악장. ㅇㄴㅇㄲ님 미투데이에 걸려있던 건데, 홀딱 반해서 앙상블 디토의 이천구년 앨범에 녹음된 곡으로 엠피삼 파일을 샀다. 논문 쓸 때도 듣고, 밤늦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듣는다. 화가 났던 마음도 조바심에 종종대던 마음도 가만히 이걸 듣고 앉아있으면 좀 가라앉는다. 지금도 듣고있음. 아 좋다.
http://www.youtube.com/watch?v=yDC1PBbKA3Q&feature=player_embedded

5. 지난 월요일은 졸업식 있던 날. 왠지 이번 우울증은 졸업식 때문인 것 같음.
그날, 남들 졸업사진 찍는 거 부러워하는 어떤 여자의 모습을 포착.


6. 전형적인 종달새 라이프 싸이클을 가진 나. 저녁 아홉시가 지나면 에너지 곡선이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 친다. 이럴 때, 우루사 한 알 딱 먹어주면 눈에서 레이져가 나오고 손가락엔 모터가 달린다(고 쓰는 걸 보니 지금 졸리는군ㅋㅋㅋ). 방금 우루사 복용. chapter 3을 다 쓰기 전엔 연구실을 나가지 않으리. !!!! (왠지 공허한 느낌의 느낌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