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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엄마 일기

간밤에

새빨간꿈 2017. 8. 28. 12:44

 

저녁 먹은 게 소화가 잘 안되는지, 아이가 자다가 많이 칭얼댔다.

여러 번 일어났다 잤다를 반복하다가, 문득 일어나 앉은 아이가 물이 먹고싶다, 했다.

어두운 방을 지나 부엌 싱크대까지 둘이 손을 잡고 갔다. 밝지 않아 어둠 속을 더듬으며.

컵에 담긴 물을 벌컥이며 마신 아이를 양팔 벌려 안으니 내 품에 쏙 안긴다.

내 어깨에 기대어 안긴 아이와 마루를 몇 걸음 서성였다.

그리고 곧 방으로 가자, 하는 아이. 잠자리에 눕히니 다시 새근 잠이 든다.

 

손을 잡고 어둠을 더듬어 부엌까지 가던 그 길,

나에게 쏙 안겨서 어깨에 고개를 기댄 그 느낌.

 

내 마음 어딘가에 이 장면들이 새겨진 것 같다.

아이가 주는 선물 같은 순간들.

 

 

새삼, 고맙네. 내 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