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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출장이 예정보다 세시간쯤 빨리 끝났는데 집에도 회사에도 가지 않고 산책하고 차를 마셨다. 집엔 독감 걸린 아이가 있었고 회사엔 밀린 일이 있었지만 아이는 시어머니가 돌보고계셨고 회사일은 나중으로 미뤄도 큰일 날 것 아니었다.

며칠 계속되던 지독한 미세먼지가 조금 걷혔고 날도 푹했다. 어딜 갈까 잠시 망설였지만 이 도시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으로 발걸음이 움직일 수 있도록 자유를 줬더니 물가를 걸어 근사한 풍경을 지나 맘에 드는 까페에 갈 수 있었다.

해가 질 때까지 딱 세시간, 내 자유시간. 그 시간동안 들이킨 달콤한 자유 덕분에 오늘 저녁은 기분이 좋다. 간만에 내 안에 에너지가 채워진 느낌. 평소보다 많이 걸어서 조금 피곤하지만, 그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