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모토 바나나(2009), {무지개}, 민음사
"그런데 어느 저녁 아무 예고 없이,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할아버지가, 아무리 오라고 해도 안 오던 우리 집에... 나 혼자 있는 신혼집에 찾아오신 거야. 정말 갑작스러웠어. (중략) 할아버지는 나를 보자마자, 이제 충분히 고생했다, 넌 이런 데서 혼자 있어야할 아이가 아니다, 집으로 가자, 내가 데리러 왔다, 하시는 거야. 나는 그럴 수 없다 싶었지만, 일단 들어오시라 했어. 그랬더니 할아버지는, 여기는 네 집이 아니니까 나는 들어갈 수 없다, 기다릴테니까 어서 준비하고 나와라, 하면서 현관 마루 끝에 앉으시는 거야. (중략) 나는 친정에 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었고, 그 시점에서 내 집은 거기밖에 없었으니까. 옛날에는 시집갈 때 그런 결심을 하고 집을 나섰으니, 그 결심을 쉬이 포기할 수 없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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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1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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