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생활 십삼일째 _ 2009년 12월 1일 화요일 토론토 육개월 생활계획표를 만들었다. 이건 서울에서도 곧잘 하던 일이었는데, 공부가 잘 안되거나 뭔가 불안할 때 이렇게 계획표를 만들곤 한다. 서울을 떠날 때, 소기의 목적을 잘 이루고 돌아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 때마다, 내 목적은 무엇일까, 살짝 떠올려보다가 말았다. 그 땐, 떠나는 일 자체에 정신이 없어서, 그런 걸 오래 생각할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그 목적에 대해선 오히려 여기 와서 더 많이 생각해보게 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여기 내가 온 목적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보다는, 여기 내가 왜 와서 이런 개고생이지?ㅋ 하는 질문을 더 많이 떠올리게 된다. 어떻든, 이 질문에 명쾌한 답을 찾을 수는 없다. 다만, ..
토론토 생활 십이일째 _ 2009년 11월 30일 월요일 어제 저녁에 를 읽다가, 뒤에 붙은 김윤식 선생님의 작품 비평을 봤다. (역시 대가의 소설엔 대가의 비평이 붙는 건가. 소설도 소설이지만 이 비평도 참 재밌다.) 이 비평에서 김 선생님은 기억에 의존하여서만 썼다는 박완서 선생님의 이 작품이야말로 소설다운 소설임을 치하하며, 헤밍웨이를 인용하여 소설이란 '남에게는 받아쓰게 할 수 없는 기억'을 쓰는 것이라 설명한다. '남에게는 받아쓰게 할 수 없는 기억.' 소설다운 소설은 바로 이 기억을 묘사한 작품일 것이다. 내 생각엔, 논문다운 논문이라는 것도 바로 이 기억, 남의 글과 말을 빌려서는 도저히 풀어낼 수 없는 기억을 학문적으로 써낸 글일 것이다. 그래서 좋은 논문이란 가장 주관적인 주제로부터 출발..
토론토 생활 십일일째 _ 2009년 11월 29일 일요일 오늘은, 느즈막히 일어나 오전엔 방 정리를 좀 하고, 오후엔 필요한 가재 도구를 사러 버스로 대여섯 정거장+도보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한국 마트에 다녀왔다. 마치 한국의 이마트를 비행기에 태워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마트를 한 시간이나 돌고돌며 세숫대야, 과도, 식기 세척 세제, 수세미... 따위의 자질구레한 것들을 좀 샀다. 사과도 몇 알 사고, 저녁으로 먹을 김밥도 사고, 순대와 감, 삼겹살 시식 코너를 기웃대며 좀 얻어먹기도 했다.ㅋ 서울에서 온지 이제 열흘 남짓 지났는데도, 마트에서 파는 한국 음식들을 보니, 입에 군침이 돌았지만, 가격이 한국에서 파는 것보다 약 1.5~2배 정도.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면서 또 괜히 서글퍼진다. 여기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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