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밥 지어먹고 산에 잠깐 갔다가 점심 약속이 있어 오래오래 식사를 하고 간만에 동네 목욕탕에 들렀다가... 등교하고보니 어느새 저녁 시간이네. 허허. ------ 나는 대체로 내가 무모한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좀처럼 오래 머리 굴리지 않고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몇 해 전 봄에 제주도 자전거 하이킹을 했었는데, 그 때 동행했던 친구가 그랬다, 너처럼 자전거도 제대로 못타는 애가 어떻게 그렇게 용감하게 하이킹을 할 작정을 했냐고. 아닌 게 아니라 자전거 라이딩 훈련이 충분하지 않았던 나는 다리가 끊어질 듯하고 똥꼬 부분이 작살날 것 같은 고통에 못이겨 이틀도 못돼서 하이킹을 중단해야 했다. 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학부 때 운동권 선배들을 따라다닐 때도, 덜컥 연애를 시작..
누구나 행복해지고자 합니다. 연애하고 결혼하며, 자식을 낳고, 돈을 벌고 명예를 추구하며, 지식을 습득하고, 일을 하는 것도 다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행복하고자 하나 오히려 자신의 삶 속에서 슬픔, 분노, 무기력, 불안, 짜증, 답답함, 애통함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괴롭고 힘들어 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삶이 괴로운 이유는 이러한 상황들과 함께 살아야 하며 이것들로부터 도망칠 수 없기 때문이며 더 깊은 이유는 괴로움이 일어나는 원인을 근본적으로 모르기 때문이지요. 지식의 있고 없음, 직위의 높고 낮음, 재산의 많고 적음, 성격의 맞음과 맞지 않음 등에 따라 '마음'은 끝없이 희비가 교차합니다. 마음을 나누어 봐도 시원하지 않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나눔의 장은 이와 같은 상대성 ..
늦지 않은 밤, 세미나 뒷풀이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마을 버스를 탔다. 종일 이것저것 하느라 오후부터 피곤해진 몸과 세미나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머릿속, 방금 전까지 세미나 멤버들이랑 나눴던 대화의 파편들이 드문드문 기억나는 귀가 시간. 집으로 돌아가면, 넓지는 않지만 내가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도착해 대충 손을 닦고 티비를 켜면 며칠 전부터 새로 관심이 생긴 드라마가 시작할테다. 검은 밤하늘과 바람에 흔들거리는 나뭇잎들이 가득한 가로수, 그리 밝지 않아 좋은 가로등 불빛. 그 길을 지나 집으로 가는 마을 버스 속에서, 어느 순간, 나는, 그 순간이 문득 낯설어졌다. 내가 기억하고 느끼고 생각하고 예상하는, 그 순간의 시공간이 낯설어진 거다. 그리고 퍼뜩, 인터넷 뉴스로 전해들은, 불과..
나, 술 끊었다! 하면 왜애애? 하는 질문과 동시에, 아쉽지 않어? 하더라, 대부분. 그동안(그래봤자, 사개월쯤?) 이런 기분 안들었는데, 오늘은 왠지 좀 아쉽네, 뭔가를, 말하기나 읽기, 듣기 같은 방법보다 더 쎈, 그러니깐, 더 몸을 혹사시키는 방식으로, '풀고' 싶은데, 쩝. 어떻게 보면 그동안(아아 십여년이 넘게!) 뭔가를 쎄게 푸는 방법이, 내게는, 너무 얄팍했던 것. (고작, 술,이라니...) 이런 기분이 들 때, 사람들은 춤을 추는 걸까. 음악을 귀로만 듣는 게 아니라, 몸 전체로 듣는 행위. 왠지 땀 흠뻑 나게 춤추고 나면, 개운해질 듯도. 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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