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피곤해서 일찍 자려고 다 씻고 침대에 누웠다가, 노트북 안에 있는 가 떠올라서 잠깐만 보다 자자, 하고 파일을 열었는데. 피곤했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노트북 앞에 딱 붙어 않아 봤다. ㄹ의 표현대로, 마음이 '드글드글' 하더라. 특히 엔딩이 인상적이었음. 에서 반하도록 이쁜 미친년 역할을 맡았던 서우는 이 영화에선 안개처럼 모호해서 불편하고 어리지만 무서운, 다른 의미의 미친 여자가 돼있었다. 전작 처럼, 나는 이 영화의 여백과 공간이 좋았는데, 정한석 같은 평론가는 그게 불편하고 싫었던 것 같다. 나는 그 좋음과 싫음의 차이는 박찬옥의 영화에서 그려지는 여성과 남성의 캐릭터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사실 나는 혼자 괜히 커피프린스 이후 이선균을 좀 미워했는데, (쿨해보이는 ..
토론토 생활 오십일일째 _ 2010년 1월 8일 금요일 오늘, 토론토 대학 체육관에 등록을 하고, 두 달여 만에 운동을 했다. 필라테스 수업 들어갔는데 간만에 해서 그런지 무지 힘들더라. 게다가 동작 설명을 잘 못알아 들어 강사가 하는 걸 자꾸 힐끗 대느라 정작 내 동작에는 집중을 잘 못했다. 필라테스는 내 호흡과 동작 그리고 몸에 집중해야 하는 운동인데... 앞으로 몇 번 더 해보면, 이것도 나아지겠지, 한다. 체육관 같은 곳에서 운동할 때, 제일 기분 좋은 순간은, 샤워하고 옷입고 거리로 나서는 딱 그 순간인 것 같다. 그 순간, 몸은 노곤하고 머릿 속은 말갛고 뱃속은 가볍고 바깥 공기는 차갑다. 게다가 오늘 체육관 샤워장의 사우나는 한국 목욕탕을 떠올릴 만큼 좋았다. 그렇게, 조금 피곤하고 차분하고..
토론토 생활 오십일째 _ 2010년 1월 7일 목요일 _ 첫수업 생각만큼 안들리고, 기대보단 안쫄았다. 영어로 의사소통을 자유롭게 하는 학생들이 부러웠지만 괴로울 정도는 아니었다. 애커 선생님처럼 좋은 할머니 선생님이 되고 싶다. 65세 정도 쯤 됐을 때의 롤모델이 생겼다는 건 나에겐 정말 큰 행운. 과연 12주 간의 수업을 서바이브할 수 있을까 지금도 실은 의심스럽기만 하지만, 수업 마치고 애커 선생님에게 한 말 처럼, I will try this. _ 오십일 토론토 도착한 그 날, 캐나다에서 지낼 날짜를 꼽아보니 딱 220일이었다. 그 첫날, 여기서 지내는 220일 동안 매일 일기 쓰기, 영어 공부 하기, 아침 기도 하기, 운동하기를 다짐했다. 오늘로 딱 오십일이 지났다. 영어 공부와 운동은 빠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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