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올해의 영화: 헤어질 결심 올해의 드라마: 작은 아씨들 올해의 커피: 이화에 월백하고에서 마신 드립 커피 올해의 음료: 투썸 아이스 애플민트쥬스 올해의 여행: 양양 강릉 일박이일 여행 올해의 슬픔: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가신 것 올해의 만남: 정준 선생님 올해의 학생: ㅇㅊㅎ과 ㅇㅊㅎ 올해의 책: 므레모사 올해의 잘한 일: 거의 매일 요가한 것 올해의 연구: 초등돌봄 연구들 올해의 수업: 평생교육원 젠더 수업, 여름학기 교육과 젠더 올해의 힘들었던 일: 코로나 앓고 난 후부터 휘몰아친 일일일 2023년 하고싶은 것 첼로 레슨 근력 운동 참지 않기 여자들과 도모하는 일들을 제일 앞에 더 많이 뜨겁게 사랑하기
하필 엄청 추워진 날, 이사 중. 구년 전 늦가을 이 동네로 이사 오던 때가 떠오른다. 낯이 설은 동네에서 새 직장으로 출근을 시작했던 그 가을과 겨울의 날들. 이제 돌아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버렸네. 살면서 제일 열심히 일하고 가장 많이 울고 제일 뜨겁게 사랑했던 날들이 이 동네 구석구석에 묻어있다. 세무대 운동장과 풀밭과 나무들, 정자 주변의 숲과 벤치와 내리막길, 광교산 호수와 둘렛길과 플라타너스 공원, 파장동 골목 구석구석, 위트러스트 까페와 목욕탕과 놀이터, 조원동에서 파장동까지 이어지는 언덕길, 광교산 산길과 산 아래 식당들... 걷고 자전거 타고 때로 뛰어다니며 누볐던 이 동네의 내 장소들. 아이가 돌을 갓 넘겼을 때 와서 이제 열 한 살 소년이 되는 시간동안 무탈하게 자랄 수 있는 품..
말도 안되게 빡빡한 일정들이 폭풍처럼 지나가고 집에 가서 쉬어야할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쇼핑몰에 왔다. 사야할 물건들을 가장 효율적인 동선으로 후다닥 구입했다. 근데 집에 가는 게 괜히 망설여져서 쇼핑몰 안 까페에서 미숫가루 한 잔 시켜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졸음이 몰려온다. 입장과 관점이 다른 동료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르겠다거나 얼마나 비싼 물건은 마음 편히 사도 되는지 헷갈린다거나 사이사이 주어진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하는지 알 수 없다거나 하는, 아직도 이런 것들을 모르고 있구나 싶어 스스로 한심하지만 여전히 답을 찾기 어려운 질문들에 관해 조곤조곤 이야기 나누고 싶다. 더 정확하게는 이런 걸 모르는 나를 판단하거나 타박하지 않고, 이런 사소한 건 별 문제 아니라는 식으로 대하지 않는 누군가와 ..
쎄게 아프다. 심하게 체해서 며칠 째 골골. 죽 먹고 약 먹고 자고 일어나는 걸 반복하며 속상하고 우울한 날들.
분명 제주현대미술관을 검색해서 갔는데 네비게이션이 목적지로 알려준 곳은 김창열미술관 주차장이었다. 제주현대미술관까지는 400미터 거리. 왜 여기로 나를 안내했지 싶었지만 날도 좋고 시간에 쫓기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천천히 걸었다. 낮은 돌담들과 나무들 꽃들이 볕과 바람 속에 가장 예쁜 모습으로 놓여있던 길. 그 길 걸으며 참 좋았다. 네비게이션이 나를 위해 걷는 시간을 준 것처럼. 언제나 목적지까지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 길로만 갈 필요는 없지. 둘러갈 때도 있고 헛짓 하며 엉뚱한 곳을 들러 갈 수밖에 없는 순간들도 있지만 그것도 그 나름으로 참 좋을 수 있다는 걸, 그 길을 걸으며 새삼 깨달았다. 그러고보니 이번 여행 자체가 그랬네. 항공권을 뒤늦게 예매하는 바람에 처음부터 허둥지둥이었지만 충만한 시간들..
올가을 수업 중 가장 부담스러운 강의는 평생교육원에서 의뢰 받은 '젠더 갈등' 수업이었다. 학생이 아닌 시민을 대상으로 5회 연속으로 수업을 어떻게 해야하나 싶어 고민이었고, 강의 내용 중 많은 부분은 새로 공부해서 강의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힘들었다. 오늘 5강의 중 네 번째 수업을 했고, 그동안 힘들었던 걸 잠깐 까먹을 정도로 수강생들로부터 힘을 받는다. 저출생 관련 기사를 읽고 젠더 관점에서 분석을 해보라는 숙제를 지난 주에 내드렸는데, 그걸 대 여섯 분이나 열심히 해오셔서 날카로운 분석을 하셨고, 강의 시작 땐 입을 떼는 것도 어려워하던 분들이 이젠 자연스럽게 마이크를 켜고 목소리를 낸다. 내가 강의를 할 땐 눈빛을 반짝이며 듣는 게 느껴지고, 저녁 수업인데도 졸면서 듣는 사람이 없다. 아마도..
- Total
- Today
- Yesterday
- 기억
- 일상
- 봄비
- 인터뷰
- 교육대학교
- OISE
- 아침
- 여행
- 열등감
- 감기
- Toronto
- 일기
- 교육사회학
- CWSE
- 인도
- 켄싱턴 마켓
- 일다
- 논문
- 맥주
- 졸업
- 엄마
- UofT
- Kensington Market
- 박완서
- 봄
- 선련사
- 가을
- 영어
- 토론토
- 토론토의 겨울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