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지 두달 좀 넘었을 뿐인데, 그 곳에서 보냈던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까마득하게 멀다. 너무 추워서 몇 겹의 옷을 입고도 오들오들 떨기 십상이었던 겨울 날씨도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 그러니 여행 사진을 꺼내 볼 때마다 새삼스럽다. 아, 그 때 이런 곳을 다녔구나, 그 때 기분은 그랬었지, 날씨는 또 어떻고... 기억 속 깊은 저장고에서 온갖 감각들을 되살려내는 과정. 2월 중순, 한창 추울 때 나섰던 몬트리올. 퀘벡까지 가볼 껄, 차비도 그렇고 숙박비도 그렇고... 하면서 여기서 이틀을 묵는 걸로 만족했다. 사진 속의 거리는 구 몬트리올이다, 프랑스인들과 영국인들이 처음으로 정착했던 곳. 유럽식 건물과 거리들이 관광 포인트라고들 하던데, 한 마디로 꼬질꼬질하다. 흐린 겨울 날씨라 더 그랬는지도..
토론토 생활 팔십팔일째 _ 2010년 2월 14일 일요일 6시간 반쯤 버스를 타고 왔다, 몬트리올. 흩날리는 눈송이가 나를 반긴다, 나도 반가워! 토론토에도 여행 와있으면서, 짐싸고 집을 나서는데, 여행 간다는 생각에 조금, 들뜬다.ㅎ 여긴 토론토랑 분위기 완전 다르다. 무엇보다, 수퍼에 가면 맥주를 살 수 있다! 건물도 집도 지하철역도 파리를 닮았다. 사람들은 모두 불어만 쓴다. 재밌다! YWCA 호스텔에 왔는데 숙소도 괜찮구먼. 내일은 구 몬트리올 지역을 슬슬 돌아다녀볼 예정. 월요일은 박물관이 모두 휴관이라 시내 구경만 해야겠다. 버스 안에선 논문이며 수업 준비며 걱정걱정 했는데 막상 도착하니 휴가 모드 발동, 히히 좋고나. 오늘도 아침기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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