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69세의 임선애 감독은 주인공 효정이 사건 해결을 포기하지 않은 건 사랑의 힘이라고 했다. 물론 그 사랑은 동인의 것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연락을 끊은 효정을 찾아와 뭐든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는 그의 마음이 그녀에게 힘을 준건 분명하다. 그런데 결국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효정이 한 걸음 나아갈 때 했던 행동은 동인이 쓴 고발장을 자기 문장으로 다시 써내려가는 것이었다. 동인의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그 사건을 겪은 건 효정이고, 해결또한 자신의 몫임을 이 여자는 명백하게 알고 있다. 이 영화가 가진 수많은 미덕 중에서도 나는 이 부분이 가장 좋았다. 타인의 깊고 충분한 사랑이 나라는 존재를 변화시킬 수는 있지만, 내 삶을 밀고나가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다. 누구도 대신 할 수 없고, 대신 한다 해도 그..
별 기대 없이 봤는데, 12회쯤부터 엉엉 울면서 봤다. 처음 눈물이 터진 건, 힘든 일을 잔뜩 겪은 날 밤, 혼자 방에 누워 잠을 청하던 준우의 모습이 그려진 장면에서. 그 순간에 준우는 수빈을 떠올린다. 늘 함께 한다는 수빈의 메시지. 그걸 떠올리며 잠이 든다. 외로운 순간과 마음의 기댐. 나이 마흔이 훌쩍 넘고도 나는 여전히 이런 장면에 눈물이 쏟아진다. 언제나 함께 하겠다는 말은 참 약하고 아무 것도 아닌 건데, 거기에 기대서 잠이 들고 살아간다. 그게 뭘까. 그게 없다는 건 또 뭘까.
, Aoki Shigeru(1882~1911) 1899년 구루메 중학명선교[久留米中學明善校]를 중퇴한 후 상경해 서양화가 오야마 쇼타로[小山正太郞]가 지도하는 후도샤[不同舍]에 입문했다. 1900년 도쿄[東京] 미술학교에 입학해 구로다 세이키[黑田淸輝], 후지시마 다케지[藤島武二] 등에게 지도를 받으면서 역사·문학·철학 등을 독학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린 신화화고(神話畵稿) 연작은 제8회 하쿠바카이 전[白馬會展]에 출품되어 하쿠바상을 수상했다. 1904년 미술학교를 졸업한 후 메라 해안[布良海岸]에서 그린 〈바다의 풍요 海の幸〉(브리지스턴 미술관)는 커다란 상어를 짊어지고 바다에서 걸어나오는 구릿빛 벌거숭이 어부들을 그린 걸작으로 당시의 화단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 그림을 비롯해 메라 해안을 묘사한..
"그런데 어느 저녁 아무 예고 없이,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할아버지가, 아무리 오라고 해도 안 오던 우리 집에... 나 혼자 있는 신혼집에 찾아오신 거야. 정말 갑작스러웠어. (중략) 할아버지는 나를 보자마자, 이제 충분히 고생했다, 넌 이런 데서 혼자 있어야할 아이가 아니다, 집으로 가자, 내가 데리러 왔다, 하시는 거야. 나는 그럴 수 없다 싶었지만, 일단 들어오시라 했어. 그랬더니 할아버지는, 여기는 네 집이 아니니까 나는 들어갈 수 없다, 기다릴테니까 어서 준비하고 나와라, 하면서 현관 마루 끝에 앉으시는 거야. (중략) 나는 친정에 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었고, 그 시점에서 내 집은 거기밖에 없었으니까. 옛날에는 시집갈 때 그런 결심을 하고 집을 나섰으니, 그 결심을 쉬이 포기할 수 없었던 거야...
'고발'은 역시 정의감이 아닐까요. 가정에 묻혀서 모르고 살아도 좋을 것을, 정의감 때문에, 또는 어느 편에 서는 게 양심에 부끄럽지 않다는 생각으로 나서서 글도 쓰고 발언도 하고 그러는 거죠(78). 어머니는 이야기를 아주 잘 하셨죠. 어머니는 시골에서 드물게 글을 읽는 여자였습니다. 필사본 책을 많이 가져다 읽으셨어요. 어린 시절 방학 때 시골에 내려가면, 자다가 깨서 보면 어머니의 얘기가 계속 되고, 또 자다가 깨서 보면 계속 되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풀지 못한 게 한이 되어서 가슴에 무언가가 생겨서 죽었다는 얘기라든가, 맺혔던 말을 풀어놓았을 때 행복해하던 모습 같은 게 잊히지 않습니다. 고향 마을로 시집온 지 얼마 안된 여자들이 어머니에게 편지 대필을 부탁하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등잔불..
박완서 선생님의 맏딸 호원숙은 선생님의 5주기를 기념하며 엮은 대담집의 머릿말에 이렇게 쓴다: 어머니는 땅에 몸을 붙이고 손에 흙을 묻혔지만 눈빛은 늘 미래와 변화에 관한 예지력을 갖고 있었습니다(8). 이것은 호원숙이 인용한 박완서 선생님의 한 문장: "나는 이웃들의 삶 속에 존재의 혁명을 일으키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 두 문장만으로도 마음이 서늘해져서 다음 장으로 넘어가지 못하겠다. 한 시절이 지나가고 있다. 어디를 향해 어떻게 걸을 것인지 이 책이 전환점이 될 지도 모르겠다.
연구원 도서관에서 빌려 십오페이지 정도 읽고 반납, 지난주에 대추골 도서관에서 다시 대출. 그제-어제 다 읽었다. 읽는 내내 오정연이 대상화되면 어쩌나 내내 걱정했는데 그런 것 같진 않다. 그러기엔 그가 너무 씩씩해, 유보살을 닮아서ㅋ. 산전수전 다 겪은 여자가 풍기는 씩씩하고 거침없는 냄새가 좋다. 정연을 위해 권보살이 국수를 준비해놓고 있던 그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울었다. 아기를 품은 여자를 위해 정성스레 먹을 것을 준비하는 그 마음 혹은 그 습속. 그런 마음과 정성을 받아서 아기와 엄마 모두가 행복해지고, 그 행복을 밑천 삼아 아기를 낳을 힘을 만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찾아보니 (쓰레기 같은 평론도 많았다. 대표적인 게 이ㄱㅈ가 쓴 거. 헐) 김은하가 쓴 평론이 재미있다. 여기에 링크. http:..
아흑 얼릉 신청해야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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