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1/4일자에 나온 채현국 선생 인터뷰 기사.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18266.html 모두 좋지만, 몇 구절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싶다. * 모든 옳다,는 소리에는 반드시 잘못이 있다. 빛에 그림자가 있듯이. * 세상에 도움되는 사람들은, 시시하게 사는 사람들, 월급 적게 받고 이웃하고 행복하게 살려는 사람들.... * 쓴맛이 사는 맛. 그리고 제일 좋았던, 아래의 구절. -------------------------------------- -도움 받은 사람들이 있는데 왜 도운 사실을 숨기나? “난 도운 적 없다. 도움이란, 남의 일을 할 때 쓰는 말이지. 난 내 몫의, 내 일을 한 거다. 누가 내 도움을 받았다고 말하는지는 ..
"대학원을 다닌다고는 하지만, 실상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아무 내용도 없었고 자연히 논문다운 논문도 쓰지 못했을 뿐 아니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도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중략) 앞이 깜깜했던 나는 여기저기 닥치는 대로 이력서를 내고 취직을 하려고 했지만, 그 역시 뜻대로 잘되지 않다가 가까스로 한국과 거래하는 무역회사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중략) 회사에 들어간 지 3년째, 내 나이 이미 서른이 넘었을 때이다.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때부터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 언젠가 길이 열릴 것이라고 믿으며, 학위논문을 쓰기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완전히 독학이었다. 회사를 다닌 12년 동안 나는 모교 근처에도 가지 않았거니와 연구자들과 교류도 전혀 없이 고..
"대학생인 ㅅㅇ의 장래희망은 대학생이란다. 생각해보니 나의 장래희망은 대학원생!? 박사 학위 받은 선배들 중에 아, 저렇게 살고싶다 할 정도로 의미있는 삶을 살거나 아, 저렇게만 살 수 있다면 할 정도로 재미있는 삶을 사는 사람이 없다. (교수가 된 사람들은 게을러지거나 권위적인 사람이 되고 연구원이 된 사람들은 교수가 된 사람들을 시기하거나 교수가 되기 위해 아둥바둥 하거나 정부가 시키는 쓸데없는 연구 하느라 세월을 다 보내는 것 같다.
두 차례 인터뷰를 하다보면, 두번째 인터뷰에서 목소리도 느낌도 달라진다. 난생 처음 만난 사람에게 자기 인생 얘기를 풀어내고 나서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갖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인터뷰이들은 두번째 만남에서 경계가 풀리고 목소리에 신이 나는 것 같다. 어제 한 두번째 인터뷰 녹음 파일을 오늘 다시 듣고 있는데, 까르르 웃으며 인생의 이 골목 저 골목을 찾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듣고있는 나도 웃게된다. 어쩌면 아주 내밀한 부분까지 알게 되어버리는 이 생애사 인터뷰를 하면서, 참 특별한 만남들이 생겨난다. 친구도 선배도 선생님도 아닌 여자들이지만 나도 모르게 가까워지는 것이다. 그들 인생의 무게 때문에 가끔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어쨌든 지금 살아서 그동안 살아낸 삶을 이야기하는 그들은 아름답다. 논문..
오늘, 학교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다가 우리과 신임교수와 (원치않게도) 동석을 했다. (남들은 되고싶어 안달인 4년제 대학의) 교수가 된지 이년이 채 안된 그는 별로 기운이 없어 보였다. 어찌 지내냐는 물음에 다들 비슷하지 뭐, 하고 말더군. 나도 그다지 수다 떨 기분은 아니었지만, 입 꽉 다물고 밥 먹을 수는 없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가 문득, "국내 어떤 대학도 미국 대학의 기준에서 보면 박사학위를 줄만한 자격이 없다!"는 (엄청난) 주장을 했다. 그리고 뒤이어, 그래서 자신은 학생들이 미국 유학 간다하면 두말 않고 보내준다고. 사실은 부끄러워해야할 얘기를 하면서 그의 표정은 이상하게 좀 의기양양했다. 그러고보니 그는, 우리과 교수 대다수가 그렇듯, 미국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아왔다..
한 여자가 자신이 놓여 있는 어떤 문화권의 (이족) 결혼에 대해 안다고 가정해 보자. 즉, 아버지의 보호로부터 남편의 보호로 넘어가는 회로를 영구화할 여자들과 남자들을 생산하기 위해 자신 아버지의 보호로부터 남편의 보호로 넘어가며, 최종적으로는 아들의 보호로 넘어간다고 말이다. 이러한 앎의 견지에서 보자면, 그 여자는 "결혼의 안정성"을 보전할 수 있고 섹시하지 않고도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다. 다른 한편, 이족 결혼이 여자 안에 있는 다양한 종류의 상호적 창조적 정서적 잠재성을 성취하는 것으로 알려진다고 가정해보자. 그러한 앎의 견지에서 보면, 그 여자가 개인적으로 의도하는 주체로서 자신의 성취가 좌절된다고 느낀다면 다른 곳에서 성취를 추구할 수 있다. 두 가지 상황 모두 생산적이다. 하나는 결혼의 ..
어제, 금요일 밤의 여유를 부리며 거의 자정까지 빈둥대며 놀았다. 그러다 인터넷의 바다에서 건져올린 인터뷰 기사.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2007&article_id=57072 오랫만에 보는 그의 사진과, 말투가 드러나는 스크립트가 낯설지 않아 좋다. ... 재미로 읽다가, 아래 구절에서 살짝, 전율. " 김혜리: 몰락 가운데 무엇이 투항이고 무엇이 윤리적 몰락인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다고 보세요?" "신형철: 사회에 미치는 영향으로 구별해야 한다고 봐요. 인물이 사회가 용인할 수 없는 지점까지 걸어가서 “저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는 지점에서 몰락을 선택해 사람들을 흔들어놓는 상황이 있죠. 예를 들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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