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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금요일 밤의 여유를 부리며 거의 자정까지 빈둥대며 놀았다.
그러다 인터넷의 바다에서 건져올린 인터뷰 기사.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2007&article_id=57072

오랫만에 보는 그의 사진과, 말투가 드러나는 스크립트가 낯설지 않아 좋다.

... 재미로 읽다가, 아래 구절에서 살짝, 전율.


" 김혜리: 몰락 가운데 무엇이 투항이고 무엇이 윤리적 몰락인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다고 보세요?"

"신형철: 사회에 미치는 영향으로 구별해야 한다고 봐요. 인물이 사회가 용인할 수 없는 지점까지 걸어가서 “저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는 지점에서 몰락을 선택해 사람들을 흔들어놓는 상황이 있죠. 예를 들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 그랬죠. 우리 사고 안에는 불가능한 것과 가능한 것의 좌표가 있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날 때 좌표가 흔들리게 되고 그때 윤리적이라는 말을 쓸 수 있어요. 이 윤리는 정치·사회·문화적인 것을 근저에서 흔드는 근본적인 것이죠."


신형철이 문학의 사명이라 여기는, '윤리적 몰락'이라는 것은
버틀러가 이론의 사명이라 주장하는 'intelligibility'의 확장을 떠올리게 한다.

... 문학평론가 신형철씨가 오늘, 내 옷깃을 여미고, 지금 여기를 되돌아 보게 만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