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20 @ 대구->서울, 길 위에서 몇년 전, 네이버에서 처음 만났고, 지금은 페북에서 만나고있는, 언젠간 오프라인에서도 만날 것 같은 ㅇㄲ님이, 이런 저녁 하늘빛을 '오렌지'라고 부른다. 노을 빛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걸 오렌지라 부르니, 이 시간의 햇볕을 느끼면 기분이 새삼스레 좋다. 입안 가득한 달콤새콤 오렌지 과즙이 따뜻하게 떠오르고, 그리고 ㅇㄲ님 생각이 난다. 생각의 자동연쇄고리. 나를 아는 누군가, 어디선가 무언가를 느끼면 나를 이렇게 떠올리기도 하겠지. 그렇게 우리는 모두 기억과 기억으로 연결되어있는 걸까.
안전망(social safety net)이 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 내가 그리고 우리가. 죽어서도 쓰레기 더미에 버려진 이 아이를 죽인 건 그 부모만은 아니다. 잊지 않으려고 여기에. 세살배기의 죽음…아버지는 때렸고 어머니는 술을 마셨다 경향신문 | 디지털뉴스팀 | 입력 2011.02.10 10:31 | 수정 2011.02.10 12:06 밥 달라고 울면 대신 주먹과 발길질이 날아왔다. 부모는 아이에게 사랑 대신 매질을 했다. "살려달라"는 애원에 "귀찮다"는 답이 돌아왔다. 반지하 쪽방에서는 매일같이 세살짜리 아기의 목숨을 건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아버지의 폭행에 목숨을 잃은 것도 모자라 수십년 만의 한파가 몰아치던 이번 겨울 공사장 쓰레기더미에 버려져 한 달 가까이 방치된 세살짜리 김모군의 평소 ..
일주일 하고 이틀이 흘렀네요, 쏜살같이, 시간이 지나갑니다. 까먹고 있었던 것들이 막막 기억나고 깨달아지는 순간들입니다. 거기서 내가 기억하곤 했던 서울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하면서요. 기억은 언제나 선택적인 것이라 거기선 애써 부정적인 것들은 기억해내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덕분에 소음, 습한 날씨, 붐비는 지하철과 버스와 거리, 오염된 공기 같은 것들이 새삼 느껴지기도 하고,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인간 관계들과 예의 차리며 연락해야하는 몇 어른들, 마주쳐도 반갑지 않은 몇 사람들의 리스트가 좌라락 새로 새겨지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가장 낯설게 느껴지는 건, 사실 나 자신입니다. 내가 이런 걸 싫어했지, 내가 이런 걸 못견뎌하곤 했지, 내가 이런 상황에선 도망치려고 했지, 내가 이런 것에 ..
토론토 생활 칠십일일째 _ 2010년 1월 28일 목요일 수업이 끝난 목요일 오후 네시. 11층에 있는 강의실의 한쪽 면은 온통 남쪽으로 난 유리창이다. 이 도시의 남쪽엔 큰 호수가 있다. 오늘은 차고 맑은 날씨, 유리창 너머 도시의 남쪽 저 끄트머리에 반짝 하고 빛나는 호수의 한 자락이 보인다. 이 곳에 와서 가장 이쁜 도시 풍경이다. 열 명 남짓한 수강생들은 책가방과 외투를 챙겨 하나 둘 강의실을 빠져나가고 나는, 수업 시간에 몇 마디 못한 게 아쉬워서인지 선생님께 연구 방법론에 관한 질문 한 두 가지를 서툰 영어로 건넨다. 반쯤의 친절과 반쯤의 사무적인 태도를 갖춘 이 노교수는 다음 시간까지 너에게 도움 될 만한 것을 찾아와보겠노라고 신뢰로운 약속을 해준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하는데, 한 마디 ..
해가 길어 어둠이 오려면 아직도 멀기만 한 저녁, 얼굴과 이름만 아는 한 선생님의 부고를 듣고, 삶의 도처에 죽음이 있다는 진리를 새삼 피부로 오소소 느낀다. 문득, 죽을 때, 가장 마지막까지 내 것으로 남는 건 뭘까, 라는 의문문을 떠올려본다. 내 육신 조차도 내 것이 아닌 채로 묻히거나 태워지거나 썩어버리는 걸 생각하면, 아무 것도 남을 것 없는 삶이라는 게 깔끔하기도 하고 덧없기도 하다. 예상했든 아니든 죽음의 순간이 오면, 그 마지막 순간에, 나는 무엇을 붙잡으려고 할까, 가져가보려고 안달할까. 기억, 일 것 같다. 나의 뇌에 남아있는 어떤 순간들의 이미지들, 냄새들, 촉감들, 소리들. 유사 죽음을 체험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와 같이, 어떤 영상이 순식간에 나의 뇌에서 필름처럼 돌아갈 수도 있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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