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걸어오는 밤'
저 달이 걸어오는 밤이 있다 달은 아스피린 같다 꿀꺽 삼키면 속이 다 환해질 것 같다 내 속이 전구알이 달린 크리스마스 무렵의 전나무 같이 환해지고 그 전나무 밑에는 암소 한 마리 나는 암소를 끌고 해변으로 간다 그 해변에 전구를 단 전나무처럼 앉아 다시 달을 보면 오 오, 달은 내 속에 든 통증을 다 삼키고 저 혼자 붉어져 있는데. 통증도 없이 살 수는 없잖아, 다시 그 달을 꿀꺽 삼키면 암소는 달과 함께 내 속으로 들어간다 온 세상을 다 먹일 젖을 생산할 것처럼 통증이 오고 통증은 빛 같다 그 빛은 아스피린 가루 같다 이렇게 기쁜 적이 없었다 - 허수경, -------------------------------------------- ㅇㄴ네 블로그 갔더니 허수경의 시가 있어서, 그 시가 내 마음에 짠..
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2009. 12. 2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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