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봄비 오시는 일요일 오전. 창 너머로 가느다랗게 빗소리가 들린다. 늦잠과 간단한 아침식사, 그리고 하림의 노래. 2. 무릎팍 도사 공지영 편을 봤다. 이십대 초반쯤 와, 하고 좋아했던 그녀가 시들하게 느껴진 게 무엇 때문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최근엔 트위터 팔로우하면서 어떤 말들에 공감을 했던 것 같기도 한데. 어이없게, 그녀가 사형수들을 만난 스토리에 울컥, 했다. 죽을 날을 앞둔 그들이 사소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에 변하더라는 이야기 듣다 갑자기 눈물이. 가치롭다 여겨지는 일을 하지 않아도, 거창하거나 유명하거나 빛나는 삶을 살지 않아도, 심지어 죽음을 눈앞에 두고도, 그냥 포기하거나 내버려둘 삶은 없구나. 3. 예전에도 잘 우는 편이었지만, 요즘은 좀 눈물샘이 고장난 듯. 아무데서나 자꾸 ..
처음엔 낯설기만 했는데 여행의 마지막 즈음엔 이들 속에서 편안해졌다. 바라보고 눈 맞추어도 좋고 다른 곳을 바라봐도 좋고 서로 웃어줘도 좋고 그렇지 않아도 좋은. 올망졸망 앉은키를 맞추어 모여있는 이 사진이 편안한 것은 모두 같은 곳을 쳐다보지도 모두 같은 표정을 지어서도 아닐 것이다. 이즈음의 나는 혹은 우리는 혼자 있어도, 사람들이 꼭 나를 인정해주거나 사랑해주지 않아도 괜찮다, 하는 마음의 힘이 생겼기 때문일 거다. 최근에 들은 어떤 문장: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자주 봐도 좋고 그렇지 않아도 좋은 겁니다. 내가 그를 사랑한다면 이 세상 어딘가에 그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좋습니까. 그냥 그를 떠올리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마음, 그게 소유하지 않고 좋아하는 마음입니다." 예전 같았음, 그런 사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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