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6, 水
1. 하늘은 흐리고 실내는 춥다. 점심을 많이 먹어서인지 몸이 쳐지고 졸린다. 봄낮이 흐른다. 2. 연구실을 옮겼다, 정확히 말하면 두 집 살림 시작. 수업이 있는 요일은 사범대로, 다른 날은 여기로 와서 논문 작업할 작정. 여긴 집에서 자전거로 오기에 편하고,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바로 옆 테니스 코트의 공치는 소리 이외에는 아무 소리 들리지 않아서 참 조용하고, 창이 크고, 넓은 방에 혼자 있으니 좋다. 이젠 집중할 일만 남았는데, 실은, 어제 오후부터 그게 잘 안된다, 그게 문제. 3. 새 헤어스타일 덕분에 즐겁다. 머리 감고 거울을 보면 딱 검은 라면발을 뒤집어 쓴 모양인데, 머리카락이 마르면서 부피가 점점점점 커지는 게 재미있다. 머리카락 사이로 생기는 공간에 손가락을 집어넣으면 따뜻하다...
2011, 논문 일기
2011. 4. 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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