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생활 백삼십이일째 _ 2010년 3월 30일 화요일 그냥 며칠... 이래저래 정신없이 시간 보내는 동안, 한국에서 오는 소식들은 들을 때마다 어둡다. 천재지변도 아니고 운명의 장난도 아니고, 근래에 세상을 등진 사람들의 사연을 듣다보면, 한국 사회의 일원인 내가 그들의 등을 떠다민 것 같은, 죄책감에 빠져들게 된다. 이미 가버린 사람들, 할 수 있는 일이 내 앞에 별로 없지만, 오래오래 명복을 빈다, 영혼의 자유를. 그리고 오늘, 세상에 많고 많은 삼성 제품들을 (서비스를 포함하여) 가려 사지/쓰지 않으리라, 다짐해본다. 스물셋, '꽃다운' 나이, 너무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 앞에서. 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6904# 오늘은 아침..
지난 토요일 우연히, 권정생 선생님으로부터 '바람'이라는 이름(실명)을 얻은 한 아이를 만났다. 내 이름도 '바람'이라고 통성명을 하고선 잠시 권 선생님의 유서를 떠올렸다. 어제, 일요일은 종일 혼자 있었다. 몸이 피곤해 집에 누워있다가, 날씨 좋다는 문자를 받고서는 이 닦고 세수하고 대충 옷을 입고 집을 나섰다. 한 시간여 나무와 흙, 단풍이 많은 곳을 골라 걷고 걸었다. 빨간 산수유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고, 벚나무 잎파리들 붉게 노랗게 물들어 시들은 잔듸 위에 쌓여있었다. 은행잎의 노랑과 단풍잎의 빨강, 멀리 흐린 파랑의 하늘, 그리고 간간히 멀쩡한 햇볕이 길에 비췄다. 중얼대면서 커피를 마시면서 조금 울기도 하고 또 웃기도 하면서 걷는 가을길 위에서 늦은 오후가 지나갔다. 시간은 이렇게 흘러가고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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