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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이 학교 개학날. 이번 여름방학을 돌아보니 내겐 참 힘든 계절이었다. 많이 우울했고 더위 때문에 몸이 많이 힘들었고 많이많이 울었던. 그 와중에도 계절수업을 해내고 매일매일 아이 끼니를 열심히 챙겨먹였다.
찬이래 봤자 콩나물 무침이나 미역국, 호박전이나 카레라이스, 김칫국과 쇠고기국, 계란찜과 오이냉채 같은... 흔하고 보잘 것 없는 것들이었지만 언제나 정성 들여 만들어 먹이려 애썼다. 반찬을 만들고 상을 차리면서 머리로 하는 일에서 해방된 순간을 즐기기도 했고 손끝으로 완성되어 다시 몸으로 들어가는 음식 하고 먹기 과정을 처음으로 신기하다 느끼기도 했던 것 같다.
담주면 나도 새학기를 시작하고 가을 내내 수업과 연구, 다른 과업들로 정신없을 것 같지만. 정성 다해 반찬 만들어 먹이고 소박한 밥상을 즐기는 일은 힘 닿는 한 이어봐야지. 그래야 나도 그 힘으로 가을을 잘 넘길 수 있을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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