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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 앓다가, 오늘은 아침부터 샤워하고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쇠고기 넣고 미역국도 끓인다. 베란다 창틀에 핀 채송화 사진도 찍고 써야할 원고의 기초 분석도 시작했다. 실은 오늘도 컨디션이 안좋지만 힘을 내어 회복의 단계로 들어가본다.
회복. 전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되찾는 것. 그렇다면 사실 회복이라는 건 불가능한 것 아닐까. 어떤 경험이 지나간 몸과 마음은 다시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긍정 부정 여부를 떠나서. 그저 회복되었다고 믿을 뿐 실은 변화를 겪은 나는 그 변화 이전으로 못돌아간다. 그게 무엇이든 되찾을 수도 없다.
내가 겪고 지나온 것들이 나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 걸까. 지독하게 앓고 난 내 몸은 더이상 이전의 내가 아닐텐데 그럼 난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걸까. 그런데 나는 그저 흘러가기만, 변화되기만 하는 걸까. 내 의지와 직관, 판단과 실천들은 내 변화에 어느 만큼의 몫을 하고 있는 걸까.
어쨌든. 자 이제 회복의 단계다, 하고 몸과 마음의 방향을 돌리고 나자 묘하게도 기분은 좋아진다. 보글보글 미역국 끓는 소리에 힘도 나는 거 같다. 여린 노랑색 채송화도 나에게 응원의 노래를 불러주는 듯 하다. 얼른 미역국에 밥 말아먹고 회복이라는 걸 그저 믿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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