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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수업 중 가장 부담스러운 강의는 평생교육원에서 의뢰 받은 '젠더 갈등' 수업이었다.
학생이 아닌 시민을 대상으로 5회 연속으로 수업을 어떻게 해야하나 싶어 고민이었고,
강의 내용 중 많은 부분은 새로 공부해서 강의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힘들었다.
오늘 5강의 중 네 번째 수업을 했고, 그동안 힘들었던 걸 잠깐 까먹을 정도로 수강생들로부터 힘을 받는다.
저출생 관련 기사를 읽고 젠더 관점에서 분석을 해보라는 숙제를 지난 주에 내드렸는데,
그걸 대 여섯 분이나 열심히 해오셔서 날카로운 분석을 하셨고,
강의 시작 땐 입을 떼는 것도 어려워하던 분들이 이젠 자연스럽게 마이크를 켜고 목소리를 낸다.
내가 강의를 할 땐 눈빛을 반짝이며 듣는 게 느껴지고, 저녁 수업인데도 졸면서 듣는 사람이 없다.
아마도 이 분들에게 페미니즘을 배우는 것이 의미를 갖는 일인 것 같고,
그 배움의 마음이 저녁 수업 2시간을 꽉 채운다.
눈빛이 반짝반짝. 그 반짝임이 나에게도 힘을 준다.
이게 바로 가르치고 배우는 일의 재미와 보람.
오랫만에 힘이 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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