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흐리고 차갑던 오늘 오후. 혼자 산책을 하다가 문득 떠올랐다. 아버지가 자신이 알고있는 어떤 일을 설명할 때의 표정과 말투, 목소리 같은 것. 나에게 떠오른 그 장면 속 아버지는 엄마도 살아계실 때의 그 모습. 그게 나에게 왜 떠올랐는지 잘 모르겠고, 특별히 그가 그리웠던 것도 아니었는데, 그냥 그랬다. 만약 그리웠다면 그 시간들이겠지. 엄마도 아버지도 이 세상에 같이 있던, 그들의 존재가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적이었던 그 시간들. 다시는 오지 않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