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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십년이 넘었지만 아이와 종일 같이 있는 건 여전히 어렵다, 내게. 작정하고 같이 놀자! 하고 마음 낸 시간이 아니라 나에게도 할 일이 있고 고민할 거리가 있는 일상의 시간은 더 어렵다. 아무 때나 내 시공간을 점유하는 아이. 그것에 대해 잘 대응해줘야할 것 같은 묘한 압박. 아이 끼니를 너무 대충은 아니게 챙겨줘야 하는 책임. 아이의 감정적 오르내림에 반응해야하는 감정노동까지. 물론 즐거운 순간, 충만한 시간도 당연히 있다.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존재와 함께 있는 건 어떤 만족감을 준다. 그래서 아이와 한참 붙어있다가 그 시간이 종료되면 아쉽고 서운한 느낌이 든다.
요며칠 울적해서 아이와 같이 있는 시간이 힘든 건가 생각했는데 실은 아이와 너무 오랫동안 붙어있어서 울적한 것 같다. 정확히 말하면 집약적 돌봄 노동을 너무 오래 지속하고 있는 거다. 그러면 지치는 게 당연하지. 이걸 이제사 알아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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