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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이맘 때, 첫 직장 출근을 앞두고 마음이 들쑥날쑥했던 기억이 난다. 임신하고 졸업하고 아이 키우며 지내다보니 입을 만 한 옷이 없어서 중저가 오피스 수트를 파는 로엠 아울렛 매장에 가서 블라우스 2개, 바지 2개를 샀던 어느 날. 새로 산 구두 때문에 발뒤꿈치가 다 까져버렸던 첫 출근 날. 낯설은 거 투성이인 회사에서 살아남으려고 짐짓 쎄보이는 척 했던 초반의 날들.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 어리고 미숙했는데 그 땐 내가 그런지도 몰랐다. 그 때랑 비교하면 많이 말쑥해지고 노련해지고 단단해졌다. 기댈 수 있는 선배나 선생님 없이, 맨 땅에 헤딩하며 그렇게 변화해온 내가 장하다. 가끔 뿌듯하기도 하고.
그런데 나에게는 여전히 낯선 회사에 입고 갈, 비싸지않으면서도 그럴 듯해 보이는 옷을 고르던 그 때의 내가 남아있다. 작아져있고 주변을 살피고 그러면서도 나를 믿으며 한 발 딛어보려고 마음을 먹는 나. 입 앙다물고 주먹 꼭 쥐고 아무도 이 정도는 별 거 아니라는 마음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보는 나. 당당하고 여유있고 세련된 사람이랑은 여전히 거리가 멀다. 그렇지만 이제 나는 이런 나를 좋아한다. 그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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