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할 일이 많았지만 아침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걸었다. 날이 흐리고 비가 흩뿌려 더 좋았던 가을날. 걷기에 좋은 신발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일단 걷자, 하고 걸었다.
아침 산책 중엔 마음이 차분하고 조용해지는 걸 보았다. 숲 속 나무들 사이에 놓인 내 마음이 가라앉아 편안해졌다. 오후엔 호수 저 너머 하늘과 물에 비친 하늘이 좋아서, 가을 풀과 꽃들이 좋아서 내내 웃었다. 발걸음이 가벼워져서 종종 걸었다. 산책 다녀와 할 일 해내느라 조금 쫓겼지만 그래도 걷길 잘했다.
계절이 지나가고 나도 매일 달리는 기분이다. 걷기는 달리고 있던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게 한다. 지나가는 계절을 정지 화면으로 보게 한다. 걸으면서야 숨을 깊게 들이 쉬고 내 쉰다. 걷다보면 사람들 사이에서 일하고 그들에게 인정받으려 애쓰는 바쁘고 심각한 나를 잠시 멈춰두고 숲과 나무 풀과 흙과 바람을 좋아하는 나를 만나게 된다. 내가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나를 봐주는 시간. 나에게 머무는 시간.
또 걷고싶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
링크
TAG
- 인도
- 봄
- 아침
- 감기
- 선련사
- 교육사회학
- OISE
- 논문
- 여행
- 일상
- 토론토의 겨울
- 맥주
- 영어
- 열등감
- 일다
- 엄마
- Kensington Market
- 봄비
- 박완서
- 교육대학교
- Toronto
- 토론토
- 졸업
- 켄싱턴 마켓
- 기억
- 인터뷰
- 가을
- 일기
- CWSE
- UofT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