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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기일을 보내고 난 아침. 어느새 15년이 흘렀다. 나는 최근에서야 엄마 생전에 나에게 준 심리적 고통을 꺼내볼 수 있게 되었는데 그러고나서야 15년 전 세상을 떠난 엄마와의 인연을 조금은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다. 엄마의 여러 면을 돌아보는 것은 엄마와의 관계또한 여러 면으로 살펴볼 수 있게 한다. 엄마는 나에게 말로 할 수 없는 사랑을 준 사람이면서 동시에 나에게 괴로움과 부담감을 오랜 시간 안겨준 사람이기도 하다. 물론 엄마에게는 그것이 최선의 삶의 방편이었을 거다.
여전히 엄마가 보고싶다. 세상 누구도 나에게 줄 수 없는 평안과 따뜻함이 그립다. 엄마의 쾌활함과 천진함이 그립다. 말로는 표현 못하는 유대와 연결감이 엄마와 나 사이에 있다. 그렇지만 엄마로 인해 내게 주어졌던 부담과 고통도 실재했다. 엄마와 나의 관계는 그리움과 애틋함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그걸 이제서야 울퉁불퉁한 채로 받아들인다. 그 굴절된 관계 속 모순적이고 결핍되고 혼란스러웠던 내가 더 선명히 보인다. 이렇게 나와 엄마와 내 삶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다행이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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