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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연휴 내내 두통이 잔잔히 있었다. 6과목 채점을 끝내야했고 냉장고 속은 빈약했고 성탄을 맞아 뭔가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욕구도 있었다. 채점은 거의 다 했고 특별한 시간은 별로 못 보냈고 외식만 잔뜩 해서 속이 별로 안좋았다. 간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는데 맘에 드는 사진도 한 장 못찍었네.
무엇보다, 해야하는 내 일(채점)과 가족 안 노동(식사 준비, 특별한 연휴 보내기)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남편이라면 이런 상황 어떻게 지냈을까. 아마 하루 이틀쯤 집을 나가 일을 우선 끝냈을 거 같다. 나는 내내 집에 붙어있으면서 집안 일과 채점 노동을 찔끔찔끔, 그것도 남편 눈치를 보며 했던 거 같다. 남편은 무슨 이유인지 연휴 이틀째부터 기분이 안좋았는데 그것 때문에 아이도 안절부절, 둘의 모습에 나도 안절부절.
돌아보니 두통이 내내 떠나지 않은 게 당연하구나.
또 이런 시간이 오면 어떻게 해야할지 답을 만들어놓자. 다시 이런 두통 속 연휴를 보내고싶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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