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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된 동네와 논밭이 있는 동네. 올겨울 새로이 발견한 산책길엔 낡고 오래 된 것들이 많이 있다. 이제는 동물도 사람도 살지 않는 목장, 더이상 누구도 어떤 버스도 오지 않는 버스 정류장, 사람도 차도 다니지 않는 작은 차도... 오래 된 것들에 깃든 낡은 기운에는 쓸쓸함과 함께 나름의 멋이 있다. 나는 그 낡은 멋과 빛을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다. 빛나는 장면들에 눈길을 주며 오래오래 걸었다. 다리는 노곤하게 피로해지고 머릿 속은 개운하게 맑아지는 시간. 이런 산책의 순간들이 참 좋다.
어쩌면 제도 안에 자리잡고 있는 내 삶을 안정이나 안전이라는 키워드로만 읽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책을 하면 이렇게 새롭고 이상한 생각이 떠오르곤 한다, 신기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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