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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엄마 일기

열두 살

새빨간꿈 2024. 7. 9. 22:46


오늘은 아이의 열 두번째 생일이다. 12년 전 오늘 이 시간 아이는 내 몸 속에서 나와 몸을 씻고 아마 처음으로 젖을 먹었을 거다. 손도 얼굴도 발톱도 코도 귀도 다 작았던 아이가 지금은 길쭉하게 자란 6학년 학생이 되었다. 하루하루 어떻게 흘러가서 지금 이 순간에 이른 건지 잘 모르겠다.

얼마 전부터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유튜브에서 찾아듣던 아이가 며칠 전엔 보컬을 맡은 이 가수 노래를 너무 잘한다며 공연은 어디서 볼 수 있냐고 내게 물었다. 프레디 머큐리는 이미 에이즈로 사망했다고 말해주니 에이즈라는 병이 무슨 병이냐고 그 병 때문에 인류의 큰 즐거움이 사라졌다며 화를 냈다. 아아- 좋은 음악이 뭔지, 그 음악을 즐기는 게 어떤 건지, 누군가의 죽음이 사람들에겐 어떤 의미인지 헤아릴 줄 아는 존재가 되었네. 앞으로도 이렇게 쑥쑥 자라서 내가 알지 못할 세계로 나아가겠지. 그게 조금 서운하면서도 든든하다. 아이의 성장과 변화를 서운한 마음으로도 열심히 응원해야지.

생일 축하해, 내 사랑. 언제나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