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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11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을 견디다 못해 선택, 김기덕 각본이라 보기 싫은 마음+호기심이 뒤죽박죽되어서 봤다.
예상 외로 텍스트는 풍부하고 배우들은 제법 괜찮았다, '소간지'는 처연한 분위기를 풍겼고 강지환은 여전히 남자 아이로 남아있는 어른을 잘 보여주었다. 김기덕의 관심은 언제나 남성 자아의 (모성적 혹은 창녀적) 여성 대상을 통한 성숙 과정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 영화에선 두 남자가 서로에게 기대어 성숙해간다. 그래서 영화에 등장하는 여자들의 존재감은 무대장치보다 가볍다. 말할 것도 없이, 두 남자의 성숙 과정은 우스꽝스럽게도 자기중심적이고, 참혹하게도 폭력적, 현실적이다. 그래서 한편으로 이 영화의 어조가 진지함인지 빈정거림인지 헷갈린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두 남자의 우정은 유아적이다. 그러나 마지막 씬에서 소지섭을 바라보는 강지환의 눈물은 왠지 좋았다.

황진미의 영화평이 좋더라. 꿈보다 해몽?ㅎ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4001&article_id=53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