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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남자 주인공의 시점에서, 그의 목소리로 서술된다. 한나의 감정과 태도와 눈빛은 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잘 드러나지 않는데, ㅇㅊ의 말처럼, 영화 속 윈슬렛은 무서울 정도로 한나를 잘 표현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소설보다 영화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영화에 대해 아쉬운 점은 독일어 영화였으면 하는 것. 미하엘(마이클)이 독일어로 오딧세이를 읽는 장면이 나왔다면, 더 생생했을텐데. 그리고 저자인 베른하르트 슐링크는 44년에 태어났고, 베를린 대학 법학 교수란다, 어쩌면 자전적일 수도 있겠다, 싶다.

내가 도서관에서 빌려읽은 건, 1999년 판, 역자는 같고, 출판사는 다르다. 오늘, 이상하게 피곤해서 일찍 귀가해서, 한달 전쯤 빌려뒀던 이 책을 폈는데, 단숨에 읽었다. 이상하게 몸에 열이 나서 좀 끙끙댔다. 밑줄 그은 구절들을 다시 읽어보니, 모조리 '관계'에 관한 것들이다. 지난 미국여행에서 돌아오는 길,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도 숨죽이고 울고 흐느꼈을 만큼, 이 작품은 나를 자꾸 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