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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근황.

새빨간꿈 2009. 7. 1. 09:44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맑은 여름 아침이 좋더군요.
볕이 짙어지기 전의 여름 아침은
맑은 유리에 비춰진 초록 나무 같아요.
아, 내가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합니다.

요즘은 매일 아침 기도를 하고
(이렇게 말하면 꽤 수행자 같지만 실은 뭐 별 것 아니라는)
계절 수업 강의 준비를 하느라 시간에 빠듯하게 쫓기고
저녁엔 거의 매일 맥주 한 잔의 욕구가 솟곤 합니다.
새로 이사갈 집을 구하러 다니느라,
마음과 몸이 피곤하기도 하고요,
아, 행복하다 하고 느낄 새도 없이 곯아떨어지는 나날들이에요.

논문 관련 작업을 거의 못하고 있어서
이 생각을 하면 조바심, 불안감이 자꾸 생겨납니다.
이런 데다가 아, 영어 공부도 해야하는데... 까지
생각해버리면 마음은 어느새 저기까지 달려가곤 해요.

옛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끼게 되는 요즘이지만
원망하는 마음이나 후회스러운 마음도 늘 함께 있어요.
이즈음이 되면 어디 바닷가라도 놀러가고 싶다 생각하곤 했는데
요즘은 시원한 극장에서 재미있는 영화나 한 편 보고
점심을 간단하게 먹은 후 수영장 가서 좀 놀다가
맥주 한 잔에 프라이드 치킨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런 날들이 필요하다 느껴요.

별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면
이달 말에 아프리카에 갑니다.
또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내달 쯤엔 이사를 할 수도 있고요.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도 모르는 게 삶이니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삽니다.
행복한가, 하고 속으로 물어보지 않고
입이 먼저 웃어요, 스마일, 하고.

나는 지금 행복합니다, 당신도 행복하세요.
열어둔 창과 문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스윽 지나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