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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다고 안갈 거냐” 채근에 정신이 ‘번쩍’
‘에이즈 예방, 빈곤탈출’ 연구
한겨레 김민경 기자
» 김기석 교수, 제자들과 아프리카 최빈국 부르키나파소로




“무슨 돈으로 거기까지 가고 조사를 진행할 수 있나 끙끙대고 있었죠. 그런데, 제자들이 ‘돈 없으면 안 갈 거냐’고 다그치니 별수 있었겠어요?”

김기석(사진 왼쪽 셋째·교육학) 서울대 교수는 제자들의 손에 이끌려 25일 아프리카 최빈국 부르키나파소로 떠난다. 스승과 제자, 세 사람은 그곳에서 1주일 동안 머물며 그들을 도울 방법을 조사·연구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2년 전 부르키나파소 교육위원회의 초청으로 방문해 첫 인연을 맺었다. 서부아프리카 내륙의 프랑스 식민국에서 독립한 이 작은 나라에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할 뿐 아니라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본 뒤, 김 교수는 이들을 도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돕기 위해선 먼저 알아야 했다. 그래서 에이즈가 뭔지, 얼마나 고통스러운 병인지, 에이즈가 아프리카에 끼치는 영향이 뭔지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제자인 이혜정(33·교육학과 박사과정)씨, 김지연(26·교육학과 석사 3학기)씨도 동참해 반년 전부터 1주일에 한 번씩 공부 모임을 해왔다. 제자들은 이번 경비를 마련하고자 아르바이트까지 했다.

김 교수는 “부르키나파소의 사람들이 스스로 생존 능력을 키우고, 에이즈를 예방하며, 가난에서 해방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이번 방문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일단 이들은 가난과 에이즈에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는 부르키나파소의 문맹자와 젊은 여성에 주목할 계획이다. 현지 조사를 바탕으로 에이즈 구호 사업 단체에 제안서도 넣고, 11월15일에 열리는 ‘스포츠서울 마라톤대회’에 직접 참가해 모금 운동도 펼칠 예정이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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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갈 날이 다가오니 가서 고생할 생각에 두려움이.
그래도, 내일 간다, 가볍게, 재밌게, 다녀와서, 만나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