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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소낙비

새빨간꿈 2009. 8. 9. 19:14



우리집 앞 마당에서 애들 노는 소리가 시끌시끌했는데
갑자기 내리는 비로 마당이 텅 비었다, 빗소리만 청량하네.
저녁 해가 떨어지기 전 내리는 여우비에 땅이 젖는 냄새가 난다.

낮에 버스를 두번이나 갈아타고 점심 약속에 나갔다가
이런 폭염 중에 점심 약속을 잡은 게 너무너무 후회스러웠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엔 버스 갈아타기를 포기하고 중간에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오는 안락한 택시 뒷좌석에 앉으니 갑자기
그 더위도 견딜만한 것이 되어버렸다, 차창 밖에만 존재하는 불볕더위니깐.
더위가 모두에게 같은 것은 아니구나!

그나저나 선풍기만 딱 한대 있는 우리집에 들어오니 더운 기운이 후끈하다.
에어컨 없이 여름나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누구말대로, 이런 더위도 일년 중 며칠 안된다.
게다가 이런 시원한 소낙비도 간간히 내려주시잖아.ㅎ

어젠 우울해져서 질질 (조금) 짜고 일찍 자버렸는데
오늘 저녁은 기분이 좀 풍부해졌다, 몸은 저질 체력으로 골골대지만
왠지 다음주부턴 어떤 거대한 프로젝트도 다 해버릴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의욕이 불끈거린다, 그래서 일요일 저녁이 아쉽지 않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