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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취약하다. 돌보지 않는 아이들, 버려진 아이들의 현실은 그래서 비참하다. 클로즈업으로 일관되는 종반 직전까지의 앵글이 불편했다. 그 취약하고 비참한 존재들의 현실을 낱낱이 보여주는 것 같아서. 아이들의 눈, 입, 코를 쓸어내곤 하는 손 버릇. 불안하고 배 고프고 보살핌도 결핍된 아이들은 쉽게 울지도 못한다. 그래서 벌을 서던 진이가 엉엉 울 때, 오히려 마음이 시원해진다.
사실 나는 불꺼진 방안에서 쉽게 잠들지 못하는 진이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몇 장면에서 그 나이 또래의 내가 오버랩 되었다. 예전 같았으면 그 장면에서 흐드득 눈물을 떨어트렸을 텐데, 왠일인지 안그랬다, 그저 한숨만 쉬었을 뿐. 그렇게 아이들을 맡겨두고 어딘가에서 또다른 불안과 죄책감을 짐지고 있었을 그 아이들의 엄마가 함께 떠올랐기 때문이었을까.
마지막 장면에서 아이들은 노래를 부른다. 그들의 삶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은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상처로 얼룩진 유년의 이 시절이 아이들의 앞으로의 삶에 어떻게 새겨질지에 관해서는, 쉽사리 연민이나 동정심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 이걸, 아이들은 노래로 말하고 있었다. 이 엔딩 덕분에 마음이 무겁지만은 않았다, 좋은 영화구나, 하고 생각하며 극장을 나올 수 있었다.
현실은 잔인하다. 잔인한 현실은 취약한 존재들에게 가장 잔인하다. 바로 이 점이 취약한 아이들을 함부로 연민하지 말아야할 이유다. 이 점은 과거의 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취약한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실질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여자들과, 이 잔인한 현실 어느 지점엔가 붙박고 살아가는 나는, 비참하고 잔인하지만 그래도 '살아간다.' 이걸 피하지 않고 응시한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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