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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연>이 식민지 현실에 발딛고 선 여성을 잘 그리지 못했다 하더라도 난 경원씨가 씩씩한
여자라서 좋았다. 하늘을 날으는 당찬 꿈을 그 때 그 시절 품고 있었다는 건,
얼마나 대단하고 매력적인 일인가."

- 2006년 3월 20일 내 블로그에서


나는 <싱글즈>의 '나난'보다도 <청연>의 '경원'이 더 좋았다. 돌아보니 그렇다.
이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에서 장진영은 빛이 났다.
그가 그리워질 때, 문득 <청연>을 다시 보게 될 것 같다.
말하자면 이 영화 속의 장진영,이 바로 내가 기억하고 싶은 그의 모습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후에, 살아남은 자들이 해야할 몫은 애도와 기원을 넘어
그의 삶과 존재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과 찬사이다.
그것이야말로 죽음을 그저 상실로, 부재로 환원시키지 않은 유일한 방법이다.

그래서, 한 문장 한 문장 정성들여 쓴,
영화배우 고 장진영에 대한 백은하 편집장의 글이 참 마음에 든다.

http://movie.naver.com/movie/mzine/cstory.nhn?nid=639



특히, 이 마지막 부분.

"크고 검은 눈동자에 눈꼬리가 살짝 쳐진, 착한 눈을 가졌던 여자.
참 서럽게도 울고, 참 처절하게도 절규하고, 참 호탕하게도 웃었던,
희로애락의 진폭이 유난히 컸던 배우.
2009년 가을의 첫날, 푸른 제비 한 마리는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나갔다.
추락이 아니라 비상이다. 죽음이 아니라 귀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