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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저녁 양꼬치 집에서 ㅈㅅ언니와 나눈 대화는 너무 오랫만이었고 그래서 자극이 됐다.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고 대학원에서 석사 논문을 쓰다가 IT 회사에 취직해서 9년이나 근무, 급 퇴사 후 복학한 언니는 이제 더이상 시장이나 회사가 아니라 공공 영역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했다. 나만을 위해, 내 가족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뭔가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이야기. 이런 건 대학교 4학년 가을 즈음 진로 고민하다가 하는 이야기 아닌가. 이걸 서른일곱살 가을에 하다니, 그것도 저렇게 두루뭉수르하게. 그런데도 자극이 됐다. 그것은 오랫동안 내 마음 속에 담아두고 꺼내보기 힘들어했던 것이기도 하고, 거꾸로, 요즘들어 내내 고민 중인 '잘 쓰이는 일' 혹은 '유기적 지식인'에 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 그러고 보니, 어제 낮엔 일가 김용기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세미나에 갔었구나. 그의 '가나안 농군학교'에 관해서도 '복민주의'에 관해서도 잘 모르지만, 평생을 '자기'를 낮추고 남을 위해 살아갔다는 것에 머리가 숙여졌다. 이런 것들에 자꾸만 마음이 머무는 걸 보면, 목하, 나도 진로 고민중인가 보다.